반응형 운동장1 [홍익대 운동장]노을이 얼굴을 스칠 때 오늘의 계단퇴근길이 끝나갈 즈음, 집으로 바로 향하기가 싫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하루가 너무 평범해서, 그 평범함이 내 어깨 위에 작은 돌처럼 얹혀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발길이 자연스럽게 강가 쪽 오래된 계단으로 향했다. 누군가의 운동 루트였고, 누군가의 데이트 코스였고, 누군가의 생각을 비워내는 장소였을 그 계단. 나는 오늘 그 사이를 잠시 빌려 쓰기로 했다.계단은 생각보다 넓었다. 돌은 낡았고, 난간은 차갑게 빛났다. 그 위로 노을이 길게 누웠다. 마치 누군가가 붓으로 대각선의 그림자를 정성스럽게 그려 놓은 것처럼, 빛과 어둠이 번갈아 층을 만들었다. 나는 그 층을 한 칸씩 밟으며 올라갔다. 발바닥에 닿는 감각이 묘하게 단단해서, 오히려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빛이.. 2026. 1. 1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