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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2

[홍익대 운동장]노을이 얼굴을 스칠 때 오늘의 계단퇴근길이 끝나갈 즈음, 집으로 바로 향하기가 싫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하루가 너무 평범해서, 그 평범함이 내 어깨 위에 작은 돌처럼 얹혀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발길이 자연스럽게 강가 쪽 오래된 계단으로 향했다. 누군가의 운동 루트였고, 누군가의 데이트 코스였고, 누군가의 생각을 비워내는 장소였을 그 계단. 나는 오늘 그 사이를 잠시 빌려 쓰기로 했다.계단은 생각보다 넓었다. 돌은 낡았고, 난간은 차갑게 빛났다. 그 위로 노을이 길게 누웠다. 마치 누군가가 붓으로 대각선의 그림자를 정성스럽게 그려 놓은 것처럼, 빛과 어둠이 번갈아 층을 만들었다. 나는 그 층을 한 칸씩 밟으며 올라갔다. 발바닥에 닿는 감각이 묘하게 단단해서, 오히려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빛이.. 2026. 1. 19.
About me 아침이면 커피 향 대신 사람들의 발소리를 마시고,밤이면 네온을 접어 노트 사이에 끼워 넣는다.어떤 이름으로도 쉽게 묶이지 않은 채,거리와 거리 사이를 오가는얇은 바람 같은 하루를 산다.옷장은 나의 지도다.계절마다 다른 질감의 천으로 길을 표시하고,색과 실루엣으로 오늘의 기분을 번역한다. 여행은 나의 호흡.낯선 도시의 온도를 입에 머금어 보고,돌아와서는 그 감각을 다시 꺼내글처럼 천천히 다린다.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스타일이다.어디에서 출발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지금도 계속 이동 중인,미완의 룩북같은 2026.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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